항소와 상고의 정의: 같은 불복 절차이지만 심사하는 내용이 다릅니다
이 글은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피고인을 독자로 정했습니다. 독자는 혐의는 인정하지만 형이 무겁다고 느낍니다. 그래서 항소하고, 항소심 결과가 같으면 대법원에서 형량을 한 번 더 다투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기존 글들은 항소와 상고의 개념과 절차를 차례로 설명했습니다. 이 글은 질문 하나에만 답합니다. 형량만 다투는 사건에서 항소가 기각되면 상고로 형량을 다시 다툴 수 있는지, 그리고 그 답에 따라 항소이유서에 무엇을 담아야 하는지입니다.
항소는 1심 판결에 불복해 고등법원이나 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다시 판단을 구하는 절차입니다. 상고는 2심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판단을 구하는 절차입니다. 두 절차를 가르는 핵심은 심급의 순서가 아니라 상급심이 무엇을 심사하느냐입니다. 항소심은 사실관계와 형이 적정한지까지 다시 살핍니다. 반면 상고심은 원칙적으로 법령을 위반했는지를 심사하는 법률심입니다. 이 차이 때문에 1심 형량에 대한 다툼은 대부분 항소심에서 결론이 납니다.
따라서 독자가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자신의 불만이 어떤 성격인지입니다. 형이 무겁다는 불만은 사실과 양형에 관한 것이므로 항소심이 판단하는 영역입니다. 판결이 법조문을 잘못 적용했다는 불만은 법령에 관한 것이므로 상고심에서도 다툴 여지가 남습니다. 이 구분을 선고 직후에 해 두어야 이후의 기한 관리와 이유서 작성 방향이 정해집니다.
상소가 성립하는 요건: 제기 기간과 이유서 제출 기한
상소 기간과 상소이유의 범위는 형사소송법에 정해져 있으며, 조문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항소와 상고는 모두 7일 안에 제기해야 합니다(제358조, 제374조). 이 기간은 판결을 선고한 날부터 진행합니다(제343조 제2항). 일 단위 기간은 첫날을 빼고 계산합니다(제66조 제1항). 기간의 마지막 날이 공휴일이나 토요일이면 그날은 기간에 넣지 않습니다(제66조 제3항). 기간이 지나면 판결이 확정되므로 선고 직후 항소할지부터 정해야 합니다. 상소장은 판결을 선고한 원심법원에 제출합니다.
상소장을 낸 것으로 절차가 끝나지 않습니다. 항소인은 항소법원에서 소송기록 접수 통지를 받은 날부터 20일 안에 항소이유서를 내야 합니다(제361조의3). 상고인도 상고법원에서 소송기록 접수 통지를 받은 날부터 20일 안에 상고이유서를 내야 합니다(제379조). 기간 안에 이유서를 내지 않으면 항소는 결정으로 기각될 수 있습니다(제361조의4). 상고도 마찬가지로 결정으로 기각될 수 있습니다(제380조). 다만 항소장에 이유를 적었거나 법원이 직권으로 살펴야 할 사유가 있으면 예외가 인정됩니다. 법령은 개정될 수 있으므로 실제 사건에서는 선고 시점의 현행 조문을 다시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적용할 때 주의할 점은 두 기한의 출발점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상소 기간은 선고일을 기준으로 다음 날부터 세지만, 이유서 기한은 선고일이 아니라 통지를 받은 날을 기준으로 셉니다. 통지는 상소장을 낸 뒤 기록이 상급 법원으로 넘어간 다음에 오므로, 선고일만 기억해 두면 이유서 기한을 잘못 계산하기 쉽습니다. 통지서를 받은 날짜를 따로 적어 두는 것이 실무상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판단 기준: 항소이유와 상고이유 비교
독자의 질문에 대한 답은 상고이유를 정한 형사소송법 제383조에 있습니다. 이 조문은 상고이유를 네 가지로 한정합니다. 형이 부당하다는 주장은 네 번째 호에 들어 있습니다. 이 주장은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 형의 양정이 심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현저한 사유가 있을 때만 상고이유가 됩니다. 따라서 징역형의 집행유예, 10년 미만의 징역형, 벌금형이 선고된 사건에서는 형이 무겁다는 주장만으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않습니다.
두 절차가 받아들이는 이유를 항목별로 비교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항소이유는 제361조의5에, 상고이유는 제383조에 정해져 있습니다.
- 법령 위반: 판결에 영향을 미친 헌법·법률·명령·규칙 위반은 항소이유와 상고이유 모두에 해당합니다.
- 사실오인: 항소에서는 판결에 영향을 미친 사실오인이면 항소이유가 됩니다. 상고에서는 사형·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금고 사건에서 중대한 사실오인이 있을 때로 한정됩니다.
- 양형부당: 항소에서는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고 인정할 사유가 있으면 항소이유가 됩니다. 상고에서는 위와 같은 중형 사건에서 심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현저한 사유가 있을 때로 한정됩니다.
- 판결 후 형의 폐지·변경 또는 사면: 항소이유와 상고이유 모두에 해당합니다.
- 재심청구 사유: 항소이유와 상고이유 모두에 해당합니다.
이 밖에 관할 위반 같은 절차상 사유도 항소이유로 정해져 있습니다. 비교에서 보듯 집행유예 사건의 피고인이 형량을 다툴 수 있는 곳은 항소심입니다. 상고심에서 같은 주장을 하면 적법한 상고이유가 아니라는 판단을 받을 가능성이 큽니다.
중형 사건이라도 양형부당 상고가 쉽게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닙니다. 조문은 형이 부당한 정도를 넘어 심히 부당해야 하고, 그렇게 인정할 현저한 사유까지 있어야 한다고 정합니다. 독자 사건에 대입하면, 상고장이나 상고이유서에 형이 무겁다는 사정만 적은 경우 적법한 상고이유가 없다는 이유로 본안 판단 없이 상고가 기각될 수 있습니다. 상고 여부를 정하기 전에 항소심 판결에서 법령 적용의 잘못을 지적할 수 있는지부터 따져 보아야 합니다.
절차의 흐름: 항소심에서 정해지는 것과 상고심에 남는 것
집행유예 사건을 예로 절차를 따라가 보겠습니다. 1심 선고 후 7일 안에 항소장을 내고, 소송기록 접수 통지를 받은 뒤 20일 안에 항소이유서를 냅니다. 항소심은 항소이유서에 적힌 사유를 중심으로 심리합니다. 피고인만 항소한 사건에서는 1심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할 수 없습니다(제368조). 이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은 상고심에도 준용됩니다(제396조 제2항). 검사도 항소했다면 이 원칙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검사가 항소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항소가 기각되거나 형이 일부 줄어든 뒤 상고를 검토하는 단계에서는 두 가지 제약이 있습니다. 첫째, 앞에서 본 것처럼 형량에 대한 불만은 상고이유가 되기 어렵습니다. 둘째, 항소심에서 다투지 않은 사유를 상고심에서 처음 내세우기도 어렵습니다. 판례는 피고인이 항소이유로 삼지 않았고 항소심이 직권으로 심판하지도 않은 사항은 상고이유로 삼을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습니다. 예를 들어 항소심에서 양형부당만 주장했다면 상고심에서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를 새로 주장하기 어렵습니다. 결국 형량만 다투려는 피고인에게는 항소심이 사실상 마지막으로 형량을 판단받는 기회입니다.
이 제한은 검사에게도 같은 방식으로 작용합니다. 항소심에서 형이 줄어든 뒤 검사가 형이 가볍다는 이유만으로 상고하려 해도, 중형 사건이 아니라면 그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집행유예 사건에서는 항소심 판결로 형량이 사실상 정해지는 경우가 많으며, 이후 단계에서 다툴 수 있는 범위는 법령 적용의 잘못으로 좁아집니다.
항소를 거치지 않고 1심 판결에 대해 바로 상고하는 비약상고(제372조)도 있습니다. 1심 판결이 인정한 사실에 법령을 적용하지 않았거나 잘못 적용한 경우 등이 대상입니다. 다만 상대방이 항소하면 비약상고는 효력을 잃을 수 있어(제373조) 일반적인 경로는 아닙니다. 형량만 다투려는 독자에게는 해당하지 않습니다.
대응 시 확인 사항: 항소이유서를 내기 전 점검 목록
경찰청 누리집의 사건 관련 안내는 수사 단계를 중심으로 합니다. 항소와 상고는 기소 이후 법원 단계의 절차이므로 기한과 이유는 판결문, 법원이 보낸 통지서, 법령 조문을 기준으로 관리해야 합니다. 형량만 다투려는 독자가 항소이유서를 내기 전에 점검할 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 판결 선고일과 7일 상소 기한의 마지막 날을 적어 둡니다. 마지막 날이 공휴일이나 토요일인지도 확인합니다.
- 소송기록 접수 통지서를 받은 날을 기록하고, 이유서를 내야 하는 20일 기한을 따로 계산합니다.
- 1심 판결문에서 다툴 부분이 사실인정인지, 법령 적용인지, 형량인지 나누어 표시합니다.
- 형량 외에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로 다툴 여지가 있는지 변호인과 검토합니다. 항소이유서에서 빠진 주장은 상고심에서 되살리기 어렵습니다.
- 검사가 항소했는지 확인합니다.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은 피고인만 상소한 경우에 적용됩니다.
- 합의서, 피해 회복 자료, 주거·직업·가족관계 같은 생활 기반 자료는 항소심 변론이 끝나기 전에 제출합니다. 상고심은 이런 자료를 바탕으로 형량을 다시 정하는 단계가 아닙니다.
항소이유서를 쓸 때는 주장마다 판결문의 어느 부분을 다투는지 특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양형부당을 주장한다면 1심이 이미 고려한 사정과 1심 이후 새로 생긴 사정을 나누어 적어야 항소심이 무엇이 달라졌는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1심 선고 뒤에 피해자와 합의했다면 그 사실과 합의서를 별도 항목으로 제시하는 방식입니다.
정리하면 집행유예나 10년 미만의 징역형이 선고된 사건에서 형량에 대한 판단은 사실상 항소심에서 끝납니다. 그러므로 상고를 염두에 두고 항소이유서를 간단히 쓰기보다, 항소심에서 다툴 사유와 양형 자료를 빠짐없이 내는 것이 현실적인 대응입니다. 이 글은 일반 정보입니다. 개별 사건에서 어떤 주장이 적법한 상소이유가 되는지는 판결문과 현행 조문을 바탕으로 변호인과 확인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