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유형의 정의: 현장에서 지목된 뒤 귀가한 공중밀집장소추행 사건
이 글은 출퇴근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옆 승객에게 신체접촉을 지목당한 분과 그 가족을 위해 정리했습니다. 이분들은 역 사무실이나 인근 지구대로 옮겨져 조사를 받은 뒤 그날 귀가했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 출석 요구 연락을 받고서야 "그날 무엇에 서명했고, 어떤 서류가 남아 있는가"를 묻게 됩니다. 당시에는 당황한 상태에서 여러 장의 종이에 서명했습니다. 그래서 사본을 받지 못했거나, 받은 종이를 어디에 두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존 글들은 현장 기록이 왜 중요한지, CCTV와 목격 진술이 어떻게 쓰이는지를 주로 다루었습니다. 이 글은 다른 질문에 답합니다. 현장 단계에서 어떤 서류가 어떤 법적 근거로 만들어지는지, 그리고 그중 무엇을 지금 본인이 확인하거나 사본으로 받을 수 있는지입니다. 어떤 기록이 있는지 알아야 첫 정식 조사 전에 무엇을 확인할지 정할 수 있습니다.
확인은 손에 남아 있는 종이와 기억에 남아 있는 서명 장면을 나누어 보는 데서 시작합니다. 예를 들어 귀가한 뒤 가방에서 휴대전화 관련 목록 한 장만 발견되었다면, 그 종이는 임의제출이 있었다는 사실을 보여 주는 단서가 됩니다. 반대로 서명은 여러 번 했는데 남은 종이가 없다면, 나머지 서류는 수사기관이 보관하고 있다고 보고 확인 절차를 따로 밟아야 합니다.
성립 요건: 현장 서류가 기록하려는 사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1조는 대중교통수단, 공연·집회 장소, 그 밖에 공중이 밀집하는 장소에서 사람을 추행한 경우를 처벌합니다. 따라서 수사기관은 세 가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장소가 이 조문의 범위에 들어가는지, 신체접촉이 추행에 해당하는지, 그 접촉이 고의에 의한 것인지입니다. 현장에서 작성되는 서류는 대부분 이 세 가지 사실을 처음으로 글로 옮긴 기록입니다.
서류에는 노선과 차량 위치, 탑승 시각과 하차 역, 당시 혼잡 정도가 적힙니다. 두 사람이 선 위치와 방향, 접촉 부위와 방식, 접촉 직후 각자의 행동도 함께 적힙니다. 이 내용은 피해자 진술, 출동 경찰관의 보고, 혐의를 받는 분의 진술서에 따로따로 기록되므로 표현이 서로 다를 수 있습니다. 나중에 쟁점이 되는 것은 대개 이 차이입니다. 같은 사실을 누가 어떤 말로 처음 적었는지가 이후 진술이 일관된지를 따지는 기준점이 됩니다.
기록을 읽을 때는 그 표현이 사실을 묘사하는지, 평가를 담고 있는지를 기준으로 삼습니다. 예를 들어 "차량이 흔들릴 때 손등이 닿았다"는 문장과 "손으로 만졌다"는 문장은 같은 장면을 두고도 고의 판단에 전혀 다르게 쓰일 수 있습니다. 접촉 직후 자리를 옮겼는지, 손의 위치를 바꾸었는지 같은 행동 기재도 고의 여부를 추론하는 자료로 쓰입니다. 따라서 이런 기재가 본인이 기억하는 순서와 맞는지 대조해 두는 것이 적절합니다.
처벌 기준: 법정형과 현장 처분은 별개입니다
제11조의 법정형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이 죄는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만 처벌하는 죄가 아닙니다. 따라서 현장에서 피해자와 말이 오갔거나 사과를 했다는 사정만으로 절차가 멈추지 않습니다. 유죄가 확정되면 형과 별도로 부수처분이 검토될 수 있으나, 이 글에서는 그 내용을 다루지 않습니다.
현장에서 현행범으로 체포되었는지, 임의동행으로 이동했는지는 처벌 수위를 정하는 기준이 아닙니다. 다만 어느 쪽이었는지에 따라 작성되는 서류와 미리 알려야 하는 내용이 달라집니다. 체포나 동행 절차에 하자가 있었다면 그 과정에서 얻은 진술이나 증거를 재판에서 증거로 쓸 수 있는지 다툴 여지가 생깁니다. 그래서 당일 처분이 무엇이었는지를 서류로 확인하는 일이 의미를 가집니다.
당일 처분이 무엇이었는지 기억이 분명하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이때는 체포라는 말과 함께 범죄사실의 요지와 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다는 설명을 들었는지, 아니면 동행에 동의한다는 서면에 서명했는지를 기준으로 구분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출석 요구 연락을 받았을 때 담당 수사관에게 당일 처분의 종류를 물어 확인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절차의 흐름: 현장 단계에서 만들어지는 서류
현장에서 남는 서류는 처분의 종류에 따라 나뉩니다. 아래는 형사소송법과 경찰관 직무집행법에 따라 작성될 수 있는 서류를 정리한 준비 목록입니다. 실제로 어떤 서류가 작성되었는지는 사건마다 다릅니다. 따라서 이 목록은 확인할 대상을 정하는 데 쓰는 것이 적절합니다.
- 현행범 체포였던 경우: 형사소송법 제212조에 따라 누구든지 현행범인을 영장 없이 체포할 수 있습니다. 승객이나 역 직원이 붙잡았다면 제213조에 따라 곧바로 수사기관에 넘겨야 합니다. 이때 체포서가 작성되고, 범죄사실의 요지, 체포 이유, 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는 확인서도 함께 받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체포한 때부터 48시간 안에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으면 석방해야 합니다.
- 임의동행이었던 경우: 경찰관 직무집행법 제3조에 따르면 동행을 요구받은 사람은 거절할 수 있습니다. 또 동행한 사람을 6시간을 넘겨 경찰관서에 머물게 할 수 없습니다. 실무에서는 동행에 동의한다는 서면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거절할 수 있다는 설명을 들었는지는 동행이 적법했는지를 판단하는 요소가 됩니다.
- 휴대전화를 제출한 경우: 형사소송법 제218조에 따른 임의제출이라면 임의제출서와 압수조서가 작성됩니다. 같은 법 제219조가 준용하는 제129조에 따라 압수목록도 받게 됩니다. 전자정보는 사건과 관련된 부분만 골라 압수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 과정에 참여할 수 있었는지, 전자정보 목록을 받았는지가 확인할 대상입니다.
- 진술을 남긴 경우: 현장에서 직접 쓴 자필 진술서와, 피의자로서 신문을 받으며 작성된 피의자신문조서는 서로 다른 서류입니다. 피의자신문 전에는 제244조의3에 따라 진술을 거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야 합니다. 조사 장소에 도착한 시각과 조사 시작·종료 시각 등은 제244조의4에 따라 기록됩니다.
- 상대방과 출동 측 기록: 피해자 진술서나 진술조서, 신고 접수 기록, 출동 경찰관의 현장 보고가 함께 작성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 서류들은 혐의를 받는 분이 직접 받아 보기 어려운 기록입니다.
이 가운데 현장에서 사본을 받게 되어 있는 서류는 압수목록처럼 법률이 교부를 정한 것에 한정됩니다. 나머지는 수사기관이 보관합니다. 그래서 본인이 내용을 확인하려면 별도의 열람·복사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확보한 서류는 각 서류에 적힌 시각을 서로 맞춰 보는 방식으로 검토합니다. 예를 들어 진술거부권을 알렸다는 확인 시각보다 피의자의 진술이 먼저 기록되어 있거나, 조사 시작 시각이 도착 시각과 크게 떨어져 있다면 검토할 지점이 됩니다. 이런 대조 결과만으로 절차에 하자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변호인에게 확인을 요청할 지점을 좁히는 용도로 쓰는 것이 적절합니다.
대응 시 확인 사항: 열람할 수 있는 범위와 첫 조사 전 준비 목록
수사 단계의 열람·복사는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과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 제69조에서 정합니다. 이 규정은 법무부가 공동 소관하는 대통령령입니다. 피의자와 사건관계인, 그 변호인은 본인의 진술이 적힌 부분과 본인이 낸 서류를 열람·복사하겠다고 신청할 수 있습니다. 피의자 측은 고소장 등 일부 서류도 신청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사건관계인의 개인정보를 보호해야 하거나 수사에 지장을 줄 우려가 있으면 제한될 수 있습니다. 즉 현장에서 쓴 자신의 진술서와 자신이 낸 서류는 비교적 확인할 수 있지만, 피해자 진술 내용은 이 단계에서 보지 못할 수 있습니다.
공소가 제기된 뒤에는 피고인 측이 형사소송법 제266조의3에 따라 검사가 보관한 서류 등의 열람·등사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때는 피해자 진술조서 같은 다른 기록까지 볼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집니다. 검찰 단계의 민원 절차 안내는 대검찰청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첫 정식 조사를 앞두고 있다면 아래 항목을 시간 순서대로 정리해 두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 당일 받은 종이를 모두 찾아 보관하고, 압수목록 사본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 서명하거나 손도장을 찍은 서류의 수와 순서를 기억나는 대로 적습니다.
- 체포라는 말을 들었는지, 동행을 거절할 수 있다는 설명을 들었는지 적습니다.
- 휴대전화를 냈다면 제출 시각, 잠금 해제 여부, 전자정보를 고르는 과정에 참여했는지를 적습니다.
- 자필 진술서에 쓴 문장 가운데 기억과 다르거나 서둘러 쓴 부분을 표시합니다.
- 본인 진술서와 제출 서류의 열람·복사를 신청할지, 누구의 이름으로 신청할지 정합니다.
열람·복사 신청이 일부 제한되더라도 확인 절차가 그것으로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서류가 어떤 사유로 제한되었는지를 기록해 두면, 공소가 제기된 뒤 열람·등사를 신청할 대상을 미리 정할 수 있습니다. 또 수사 단계에서 본인 진술서를 먼저 확보해 두면, 정식 조사에서 같은 질문을 받을 때 앞선 표현과 어긋나는지 스스로 점검할 수 있습니다.
정식 조사에서 작성된 조서는 형사소송법 제244조 제2항에 따라 직접 읽어 보거나 읽어 주는 내용을 들을 수 있습니다.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으면 추가·삭제·변경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현장 진술서와 조서의 표현이 다르다면 그 이유를 조사 단계에서 설명해 두는 것이 이후 판단의 혼선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절차 정보입니다. 개별 사건의 서류 확인과 대응 방향은 변호인과 상의해 정하는 것이 적절합니다.